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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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기술 매국’… 삼성 자회사 직원들 기소

2100억 반도체 장비 통째로 베껴
中업체와 손잡고 합작법인 설립
前연구원 등 7명 710억 부당이득
사진=뉴스1

2100여억원을 투자한 반도체 세정장비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고 수백억 원을 받은 삼성전자 자회사의 전 연구원 등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퇴사 이후 관련 기술을 이용해 14대의 장비를 만들어 기술과 함께 중국 업체나 연구소 등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취득한 부당이득을 71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춘)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의 전 직원 A(46)씨 등 7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이들을 도운 세메스 전 연구원 2명과 A씨가 범행을 위해 설립한 C회사를 불구속기소했다.

 

세메스에서 10년 이상 연구원 등으로 근무한 A씨 등은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부정하게 빼낸 세메스의 기술정보로 동일한 사양의 반도체 세정장비 14대를 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비는 관련 기술과 함께 중국 업체나 연구소 등으로 넘어갔다.

 

A씨 등은 세메스에서 퇴직해 C회사를 차린 뒤, 퇴사 과정에서 관련 정보를 반납하지 않거나 협력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기술정보가 담긴 부품 자체를 받는 수법으로 설계도면, 부품 리스트, 약액 배관정보, 작업표준서 등 거의 모든 기술을 빼냈다. 이들은 중국 업체 등의 투자로 충남 천안에 공장을 설립했고, 중국에 합작법인을 세워 관련 기술을 모두 이전하는 대가로 지분 20%를 취득하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유출된 반도체 세정장비는 세메스의 독보적 기술로 만들어졌다. 세메스는 기술 개발 연구비 등으로 지금까지 2188억원을 투자했으며, 기술 유출에 따른 경쟁력 저하로 거래처 수주가 10%만 감소해도 연간 400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