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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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소리 크다고 흉보지 마세요” 장(腸)이 건강한 것…자주 뀌어도 괜찮아

하루 평균 13회가량 방귀 뀌어…불필요한 체내 가스 배출 현상
소리 커도 항문질환 없으면 ‘건강’…음식조절 잘하면 걱정 끝

 

평소 방귀를 자주 뀌거나 소리가 커서 민망함을 느끼거나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방귀 냄새가 지독한 경우에는 건강에 이상이 생겼는지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방귀와 건강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또 큰 소리가 나거나 냄새가 심한 이유는 뭘까?

 

6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방귀는 불필요한 체내 가스를 몸 밖으로 배출하려는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인체 내부로 가스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생성되고, 소모되며 몸 밖으로 배출되는 현상이 반복된다.

 

사람은 보통 하루 평균 13번가량의 방귀를 뀐다. 이렇게 해서 배출되는 가스의 양은 적게는 200㎖에서 많게는 1500㎖에 이른다. 평소에도 소장과 대장에는 200㎖ 정도의 가스가 항상 들어 있으면서 장벽을 통해 혈관에 흡수돼 트림이나 숨 쉴 때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일부는 간에 흡수돼 소변으로 배출되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에 13번이 넘게 방귀를 뀌어도 건강상 이상이 없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방귀를 자주 뀌면서 혈변 같은 이상 증상이 보이거나 배변습관이 갑자기 많이 변했다면 대장 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 방귀 소리가 다른 사람과 달리 크게 나는 사람이 있다. 소리가 나는 이유는 괄약근이 항문을 꽉 조여주고 있는 상태에서 작은 구멍을 통해 가스가 한꺼번에 배출되다 보니 항문 주변의 피부가 떨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질 같은 항문 질환이 있는 사람은 체내의 가스 배출 통로가 좁아져서 방귀 소리가 크게 나는 경우도 있다. 만일 치질 같은 항문질환이 없는데 소리가 크게 나는 것은 오히려 직장과 항문이 건강해 가스를 밀어내는 힘이 세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이와 함께 방귀 냄새가 심해서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방귀 냄새는 섭취한 음식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소리와 관련이 없다. 

 

방귀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는 대장 내에서 발효되는 가스 중 메탄가스 성분이 음식물 속에 포함된 황과 결합하기 때문이다. 이는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이나 지방을 섭취했을 때 장내 발효 시 황 성분을 증가시켜 더 지독한 방귀를 만든다. 

 

대장이 건강하고 장내 가스 발생이 적은 경우 건강한 방귀를 뀐다. 소화불량, 과식, 직장에 대변이 많이 차 있는 경우에도 방귀 냄새가 더 고약하게 날 수 있다.

 

방귀가 자주 나거나 소리가 크다고 억지로 참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방귀를 참게 되면 장내 질소 가스가 쌓이고 대장이 풍선처럼 부풀면서 대장의 운동기능이 나빠지고,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음식 종류를 잘 선택해도 방귀 걱정을 덜 수 있다. 콩, 보리, 현미, 고구마, 옥수수, 양파, 사과, 자두, 배, 건포도, 당근, 브로콜리, 양배추는 방귀를 많이 만드는 음식이고, 단맛을 내기 위해 캔 음료에 첨가되는 과당이나 락토스가 함유된 치즈‧유제품은 체내 가스 생성을 촉진하기 때문에 이러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몸은 건강하지만 방귀를 많이 뀌어서 불편한 사람은 이러한 음식들을 적게 먹으면 방귀의 양을 줄일 수 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