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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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00명대 확진·백신 불안… 거리두기 격상 서둘러야

7일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어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68명에 달했다. 89일 만에 가장 많은 수다. 유흥업소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소모임 등 일상공간의 감염도 이어진 탓이다. 봄철 나들이, 변이바이러스 확산 등 위험요인이 산적해 4차 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전문가들은 “추가 방역대응 조치가 없다면 1000명, 2000명대 확진자는 물론 정점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섣부른 방역 완화와 뒷북 처방으로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방역 당국은 지난 2월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거리두기 조치를 한 단계씩 낮췄다. 그 이후 확진자가 급증했고 최근 한 달 사이에는 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도 2.5단계(400∼500명 이상) 수준으로 늘었다. 하지만 정부는 자율과 책임 방역을 빌미 삼아 수수방관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표를 의식했을 것이다.

백신 접종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럽의약품청(EMA) 백신전략 책임자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드문 형태의 혈전(핏덩이) 사이에 관련이 있는 게 분명하다”고 했다. AZ 백신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늘 시작할 예정이던 특수학교 종사자와 유치원·초중고교 대상 백신 접종을 일시 연기하고, 예방접종이 진행 중인 만 60세 미만에 대해서도 한시적으로 접종을 보류하기로 했다. 정부는 EMA 총회에서 진행 중인 AZ 백신 접종 후 혈전 사례 검토작업의 결과를 확인한 후 접종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제 방역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할 때다. 현행 거리두기와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의 조치가 11일 종료된다. 당장 다음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조정안을 확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고 보완 조치들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AZ 백신과 혈전 간 관련성을 예의주시하면서 접종에 신중을 기하고 다른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