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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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물가급등 이어 증시 덮친 ‘인플레 공포’

美연준 조기 금리인상 조짐에
다우 등 美 3대 증시 2%대 ‘뚝’
코스피도 사흘째 1%대 하락
中도 물가인상 대책 마련 착수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인플레이션 공포가 세계 경제를 강타했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에 금리 인상 등 긴축으로 돌아설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뉴욕 증시 3대 지수를 비롯한 세계 증시가 털썩 주저앉았고, 코스피도 1%대 하락세를 보였다. 석유와 철강석 등 원자재 가격도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공포를 키우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81.50포인트(1.99%) 떨어진 3만3587.66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월29일 이후 최대 폭의 하락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9.06포인트(2.14%) 하락한 4063.04에, 나스닥 지수는 357.74포인트(2.67%) 하락한 1만3031.68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미국의 높은 물가 상승률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해 3월보다는 0.8% 각각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전월 대비 상승률은 2009년 이후 12년 만에 각각 최대 상승 폭이다. 이에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막고자 조기에 긴축으로 돌아설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로 이어졌다.

미 국채 금리가 전날 1.623%에서 이날 1.684%로 치솟은 것도 금리 영향을 크게 받는 기술주들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이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3% 하락했고 테슬라 역시 4.4% 급락해 주당 600달러선이 무너졌다.

이처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자 중국도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세계 각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중국은 물가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중국 국무원은 12일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리 총리는 “원자재 가격의 급속한 인상이 다른 곳에 영향을 끼치는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발 인플레이션 공포에 코스피 역시 1% 이상 하락하며 마감했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에 마쳤다. 지난 10일 사상 최고치(3249.30)를 경신한 이후 사흘 연속 1%대 하락 마감이다. 지난 이틀 동안 4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13일에도 1조4337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이 1조4383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를 받아냈다. 기관은 68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15.33포인트(1.59%) 내린 951.77에 종료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1125억원과 29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이 136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6원 오른 달러당 1129.3원에 거래를 끝냈다.

 

워싱턴·베이징=정재영·이귀전 특파원, 남정훈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