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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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말 태워주다”→“말 안 들어서”… 5살 아이 뇌출혈 빠트린 동거남·친모 영장 신청

5살 남자아이를 학대해 뇌출혈에 빠트린 혐의로 경찰이 친모의 동거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아울러 친모가 평소 아이를 때리고 학대했다고 판단, 친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동시에 신청했다. 동거남과 친모 모두 경찰에 아이를 때린 사실을 있다고 경찰에 진술한 가운데 이들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은 내일 열린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A(28)씨와 친모 B(28)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1시쯤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B씨의 아들 C(5)군을 학대해 머리 등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34분쯤 “아이가 호흡을 하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당시 친모 B씨는 은행 업무를 보려고 외출한 상태였다.

 

의식이 없던 C군은 뇌출혈 증상을 보였고,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C군을 진료한 의료진은 양쪽 볼과 이마에서 멍 자국을, 머리에서는 1㎝의 상처를 발견하고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 “목말을 태워주며 놀다가 실수로 떨어뜨려서 다쳤다. 멍은 놀이터에서 놀다가 다쳐서 들어왔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 추가조사에서 “말을 안 들어서 때렸다”고 범행을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친모 B씨도 경찰에 “아들을 때린 적이 있다”며 학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평소 말을 듣지 않는다거나 공부를 못 한다며 뺨이나 등을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B씨는 지난해 9월 효자손을 든 채 C군을 심하게 혼내다가 이웃 주민의 신고로 112에 신고된 적이 있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C군 몸에서 별다른 외상을 발견하지 못했고, B씨가 효자손으로 아들을 때리진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형사 입건 하지 않았다.

 

B씨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C군을 낳았고 2년 전부터 사귄 A씨와는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채 동거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일용직으로 일했고 B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었다. B씨는 아들과 함께 ‘2인 기초생활 수급 가정’으로 분류돼 관할 구청으로부터 매달 생계급여와 주거비용 등 90만~100만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군은 평소 유치원에도 다니지 않고 주로 집에서 지냈다. B씨는 경찰에 “집에 항상 같이 있어서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며 “보낼 돈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13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친모는 지난 10일 아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당시 집에 없었지만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를 같이 적용했다”며 “추가 조사 후 죄명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