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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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과일도, 채소도 모두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 '비상'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달걀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에 따라 계란 등 식품 가격이 일제히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실업 등 충격파가 서민들에게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생활 물가마저 급격히 오르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고통 수준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9.7% 상승했다. 특히 계란이 57.0% 급등해 2017년 7월(64.8%) 이후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계란 가격은 올해 1월(15.2%)부터 7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으며, 특히 6월(54.9%), 7월(57.0%)에는 상승률이 50%를 웃돌았다.

 

정부는 상반기에만 2억 개가 넘는 계란을 수입하며 가격 안정에 힘을 쏟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안정세가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이외 사과(60.7%), 배(52.9%), 포도(14.1%) 등 과일과 돼지고기(9.9%), 국산 쇠고기(7.7%), 닭고기(7.5%) 등 고기류, 마늘(45.9%), 고춧가루(34.4%), 부추(12.2%),미나리(11.7%)를 비롯한 각종 채소류도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공업제품은 2.8% 올랐는데, 이중 가공식품은 부침가루(11.1%), 국수(7.2%), 식용유(6.3%), 빵(5.9%) 등이 오르면서 1.9%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석유류 가격은 19.7% 뛰어올랐다. 휘발유(19.3%), 경유(21.9%), 자동차용 LPG(19.2%) 등이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영향이다.

 

아울러 농산물 가격 상승이 재료비 인상으로 이어지며 서비스 가격도 1.7% 올랐다.

 

이중 개인서비스는 2.7% 올라 2018년 11월(2.8%) 이후 2년 8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특히 여름휴가철을 맞아 국내 단체여행비가 5.7% 상승했고, 숙박료(2.7%)와 콘도 이용료(4.6%)는 상승 전환했다.

 

외식 가격도 2.5% 뛰어올랐다. 구내식당 식사비가 4.1%, 생선회(외식) 가격이 5.7% 각각 오른 영향이 반영됐다.

지난 2일 서울의 한 식당가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집세는 2017년 11월(1.4%) 이후 가장 높은 1.4%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4% 상승해 2017년 8월(3.5%)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60개 품목 중 소비자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식품이 4.4%, 식품 이외가 2.8% 각각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다.

 

생활물가가 상승한 것은 고스란히 서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 미국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경제고통지수’는 물가상승과 실업률 두 항목으로 구성된다. 경제고통지수는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경제적 고통은 커진다.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월 이 경제고통지수가 6.6을 기록해 5월 기준으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