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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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팔루자, 코로나 ‘슈퍼 전파자’되나”…美, ‘대규모 록 축제’ 여파에 촉각

‘2021 롤라팔루자’, 나흘간 성황리 개최…일일 10만명‧4일 40만명 행사 참가
시카고시 당국-의료전문가, 행사 개최 놓고 ‘치열한 공방’…결국 행사 ‘강행’
CDC “코로나 잠복기는 ‘2~14일’…행사의 ‘슈퍼 전파자’ 여부는 기다려봐야”
시카고시장‧시 보건 책임자, 엄청난 비난 받아…시장, 행사 강행 결정 ‘옹호’
지역 언론 “시 당국, ‘경제적 효과’에 눈 멀어…보건전문가 경고 무시” 비판
지난달 29일 목요일 미국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열린 '2021 롤라팔루자 뮤직 페스티벌' 첫날에 팬들이 모여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록 페스티벌 ‘롤라팔루자’(Lollapalooza)가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시 시카고시 당국과 의료 전문가들 롤라팔루자 개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지만, 결국 시는 행사를 강행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 같은 초대형 행사를 강행한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58·민주)과 확진율 증가가 예상되는데도 이를 묵인한 시 보건 책임자는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

 

2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등의 보도에 따르면 2021 롤라팔루자 록 페스티벌은 지난 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시카고 도심 공원 그랜드파크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행사 주관사 ‘C3 프리젠츠’는 2021 롤라팔루자에 하루 10만 명, 나흘간 40만 명의 음악팬이 행사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해당 행사에는 마일리 사이러스와 푸 파이터스, 포스트 말론 등 170여 유명 가수와 팀이 매일 정오부터 밤 10시까지 시카고 초고층 빌딩숲과 미시간호수를 배경으로 설치된 총 8개 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다. 매일 1.3㎢ 규모의 그랜트파크는 수많은 관객들로 꽉꽉 채워졌다.

 

미국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14일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미국에서 열린 최대 규모 행사로 인해 앞으로 신규 확진자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 알 수 있다.

 

지난달 29일 목요일 미국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열린 '2021 롤라팔루자 뮤직 페스티벌' 첫날에 팬들이 모여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 같은 초대형 행사를 강행한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과 확진율 증가가 예상되는데도 이를 묵인한 시 보건 책임자에 대한 비난은 그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라이트풋 시장은 “백신 덕분에 조심스럽게 도시를 재개할 수 있었다”며 롤라팔루자의 강행 결정을 옹호했다. 시 보건국에 따르면 시카고 주민 약 52%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또한 라이트풋 시장은 시카고가 지난 6월 초 코로나19 관련 제재를 완전히 푼 이후 거리 축제를 열고 시즌이 한창인 프로야구(MLB) 구장 수용 인원 제한 조치를 해제했지만 ‘슈퍼 전파자’가 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롤라팔루자 측은 참가자들에게 ‘백신 접종 완료’ 또는 ‘72시간 이내 음성 판정 결과 증명서’를 요구했으며 행사 첫날 600여 명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카고 선타임스는 이번 롤라팔루자 개최에 대해 “선출직 공무원들이 롤라팔루자의 ‘경제적 효과’에 눈이 멀어 대규모 집회는 야외에서도 안전하지 않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초대형 행사를 강행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현 계약상 시카고시는 롤라팔루자 주최 측으로부터 매년 150만 달러(약 17억2000만 달러)를 장소 사용료로 받는다. 이 외에도 입장권 판매 수익의 11~15%, 325만 달러를 초과하는 후원금 수익의 5%, 300만 달러를 초과하는 식음료 판매 수익의 5% 등을 할당받는다.

 

앞서 시카고시는 지난 2019년 롤라팔루자를 통해 740만 달러(약 85억 원) 세수를 올렸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지난 해 코로나19 여파로 행사가 취소됐으나, 주최 측은 시카고 당국에 장소 사용료 75만 달러를 납부해야 한다. 계약 조건상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행사가 열리지 못했을 때는 절반을 내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목요일 미국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열린 '2021 롤라팔루자 뮤직 페스티벌' 첫날에 팬들이 모여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롤라팔루자는 1991년 ‘대안 문화 축제’를 내걸고 시작돼 미 전역을 돌며 개최되다가 2005년부터 시카고에 둥지를 틀었으며 2012년 10년 장기계약을 맺었다. 계약은 올해로 만료됐지만,  주최 측은 내년 7월 28일부터 31일까지를 ‘잠정적인’ 2022 행사 기간으로 잡고 시카고 당국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카고 시는 올해 롤라팔루자 행사장에서 모두 19명이 경찰에 체포돼 7명이 처벌받았고, 102명이 응급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예년에 비해 체포 및 응급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