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백신 맞고 친구들 더 많이 보고파”… ‘16~17세’ 화이자 접종 첫날 표정

예약률 55.5%… ‘잔여’ 접종 가능
허가 안난 모더나 오접종 8건 발생

“얀센 예방효과 5개월 뒤 3% 급락”
美 발표에 정부 ‘부스터샷’ 추진
“긴장돼요” 16~17세 청소년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청소년이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백신 맞으면 친구들과 더 많이 있을 수 있고, 공부할 때 더 편하게 다닐 수 있어 좋을 것 같아요.”

 

16∼17세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18일 어머니와 함께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을 찾은 김경훈(17)군은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무조건 맞으려고 생각해 최대한 빨리 예약하고 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6∼17세 백신 예약률은 55.5%다. 12∼15세는 이날 예약을 시작해 다음달 1일부터 접종한다. 12∼17세도 잔여백신으로 접종할 수 있다.

 

청소년들은 사진이 있는 학생증, 여권 등으로 본인 확인을 한다. 보호자 동반 시 보호자가 작성한 예진표를 제출한다. 보호자 없이 왔다면 보호자가 작성한 동의서와 예진표를 받고, 병원은 보호자에 전화해 접종에 동의했는지 확인한다. 성인과 다르게 청소년들은 예진 단계에서 모세혈관누출증후군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지 추가로 묻는다.

 

백신을 접종하기로 한 청소년들은 다소 걱정하면서도 백신 접종에 따른 대면수업 확대 등 장점을 높게 평가했다. 보호자 없이 함께 온 박주영(16), 한정훈(16)군은 학교를 조퇴하고 왔다고 했다. 박군은 “대면수업을 빨리 많이 하고 싶다”며 “백신을 다 맞은 다른 가족과 여행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위해 접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서울, 경기, 경남 등에서 청소년 8명이 허가되지 않은 모더나를 접종하는 사례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이상반응 발생 등 모니터링에 나섰다.

 

시작은 했지만, 방대본이 교사와 교육부 학부모 모니터단, 12∼17세 학생 등에게서 질문을 받아 이날 마련한 전문가 설명회에서 공개된 질문을 보면 우려는 여전하다. 알레르기나 아토피가 있거나 체형이 왜소한 경우 맞아도 되는지, 접종 후 생리불순 가능성은 없는지 등 안전에 관한 걱정이 많았다. 백신을 안 맞으면 정기적으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는지, 백신 미접종 청소년이 차별을 당하지 않게 할 대책이 있는지 불이익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영준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나이, 체중 등에 따라 백신 접종 용량은 차이를 두지 않는다”며 “백신에 포함된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 아니면 접종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생리불순과 관련해 조은영 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국내외에서 접종 후 부정출혈 신고가 있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초경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연령은 주기, 양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건강에 영향을 줄 정도이면 의사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친구들의 결정을 존중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미접종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기적 PCR 검사를 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추가접종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당국에 지시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얀센 예방 효과가 5개월 뒤 3%로 급락하기에 접종 2개월 뒤 추가접종이 필요하다고 권고한 것과 관련된 언급이다. 정 본부장은 “얀센 효과에 대한 국내외 자료를 분석 중”이라며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등 거쳐 서둘러 추가접종 계획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진경, 이도형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