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설왕설래] ‘오징어 게임’과 넷플릭스

전세계가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신드롬에 빠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불과 254억원을 투자한 오징어 게임을 통해 1조546억원을 벌어들였다. 블룸버그가 ‘횡재’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오징어 게임은 9월17일 공개 이후 전세계에서 1억3200만명이나 시청했다. 넷플릭스 역대 시청률 1위였던 영국 드라마 ‘브리저튼’을 가볍게 제쳤다. 지난 8월까지 실적이 부진했던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덕분에 주가가 7%나 올랐다.

넷플릭스가 K드라마 투자를 선호하는 것은 작품 수준이 높은데 제작비는 적게 들기 때문이다. 2018년 창의적인 좀비사극 시리즈 ‘킹덤’이 세계적 화제를 일으켰고 이후 ‘사랑의 불시착’ ‘빈센조’ ‘상속자들’도 인기를 끌었다. 오징어 게임 회당 평균 제작비(28억원)는 넷플릭스 인기작 ‘더 크라운’(156억원)과 ‘기묘한 이야기’(144억원)보다 훨씬 적다. 디즈니 플러스의 마블 드라마 시리즈의 회당 제작비는 300억원에 육박한다. K드라마 가성비가 월등한 셈이다. 11월 국내 서비스 출시를 앞둔 디즈니플러스도 “한국 콘텐츠에 대규모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감독들 입장에서 보면 전세계 83개국에서 동시 개봉하고, 실제 제작비보다 20%가량을 더 받아 매력적이다. 망할 위험이 없다. 오징어 게임을 제작한 황동혁 감독은 “10여년 전 시나리오를 썼을 땐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투자사나 배우들에게 모두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형식과 소재, 수위, 길이에 제한이 덜하고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면서도 창작에 간섭을 하지 않아 좋다고 한다. 넷플릭스와 계약하는 감독, 창작자가 느는 이유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업체들의 한국 콘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K드라마가 세계적 인기를 끄는 건 기쁜 일이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넷플릭스가 수익을 독식하는 탓이다. 오징어 게임의 1조원 넘는 수익 중 국내 제작사에 들어오는 몫은 없다. 넷플릭스가 판권, 지식재산권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불평등 계약’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제는 K드라마 수익배분 계약에 더 신경을 써야 할 때다.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