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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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배임·뇌물공여 ‘윗선’ 추적… ‘50억 클럽설’도 추궁

‘대장동 핵심 4인방’ 남씨 체포

‘성남의뜰’ 투자 후 1007억 챙겨
유동규에 개발수익 700억 약속
유원홀딩스에 35억 건넨 의혹도
성남도개공에 후배 입사도 관여
검찰로 압송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의 핵심인물인 남욱 변호사(가운데)가 18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한 후 검찰에 체포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는 검찰 수사 전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한 달 만에 귀국했다. 인천공항=뉴시스

검찰이 18일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사건의 핵심 관련자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를 체포하면서 수사가 변곡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남 변호사는 초기 대장동 개발사업의 ‘원년 멤버’인 데다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정영학 회계사와 함께 이번 사건의 핵심 4인방으로 꼽히며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는 등 이번 사건에 깊이 관여한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앞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씨와 비슷한 혐의를 남 변호사에게 적용해 체포한 뒤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뇌물공여 및 ‘윗선’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이기도 한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인 정 회계사와 함께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이후 부동산개발업자로부터 공영개발인 대장동 사업을 민영개발로 바꿔 달라는 청탁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되기도 했지만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어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을 민관 합동 방식으로 변경한 후 시행사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에 지분 투자자(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로 참여해 1007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남 변호사는 자신의 대학 후배인 정민용 변호사를 성남도개공에 소개해 입사하도록 하는 데 관여했고, 이후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의 측근인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일하며 2015년 화천대유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개발사업자로 선정될 때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남 변호사는 최근 JTBC 인터뷰에서 정 변호사에게 공사 입사를 소개한 것과 관련해 “당시에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은 맞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검찰은 남 변호사가 김씨와 함께 유 전 본부장에게 개발수익의 25%(약 700억원)를 주기로 약속하고,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이 때문에 성남도개공에 수천억원대 손해가 발생했고, 남 변호사도 이 같은 배임 혐의의 공범이라는 게 검찰 시각이다.

 

이와 관련, 수사팀은 지난 6일 남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그가 김씨로부터 4억원을 받아 사무실 운영자금 등으로 썼다는 내역이 기재된 회계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주인 것으로 의심되는 유원홀딩스에 35억원을 건넨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남 변호사를 상대로 해당 돈의 출처와 오간 경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이른바 ‘50억원 클럽설’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같은 인터뷰에서 ‘김씨가 로비를 위해 50억원씩 7명에게 350억원을 지급해야 하니 비용을 부담하도록 부탁받았다’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7명은) 거의 대부분 지금 언론에 나온 분들”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세계일보 자료사진

검찰은 남 변호사가 “(구속된) 2015년 이후 이 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됐으며, 화천대유가 토지를 수용하는 데 협조한 것 외에 역할은 없었다”고 한 인터뷰 내용의 진위도 규명한 뒤 체포시한인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계사가 지난 5월24일 화천대유와 김씨를 상대로 각각 50억원과 3억원의 대여금 소송을 냈다가 6월에 취하한 점도 정관계 로비 의혹과 맞물려 주목되는 대목이다. 50억원은 ‘350억원 로비설’에 나오는 액수와 일치하고, 3억원은 정 회계사가 남 변호사 등과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금액과 같아서다.

 

일각에선 정 회계사가 화천대유 측 대신 로비자금을 먼저 내고 돌려받기가 여의치 않자 소를 제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정 회계사는 화천대유의 법인 계좌인 하나은행 계좌를 가압류하기도 했다. 검찰은 법원이 계좌 가압류를 결정할 만큼 명백한 증거인 약정서 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정 회계사가 소를 제기한 배경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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