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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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노란 단풍 속 잊혀져가는 ‘매미의 추억’

매미 소리 그친 지 오래되었다. 매미가 남겨놓은 허물은 혼자서 가파른 나무를 오른다. 계속 오르고 있다. 숱한 비바람에도 떨어지지 않고 남은 허물은 여전히 여름을 갈구한다. 64년 만에 찾아왔다는 10월 서울의 최저 기온도 지금은 저만치 물러갔지만 가을은 익어가고 겨울을 기다린다. 느티나무에 달려 있는 매미 허물은 겨우내 살아남을까? 허물은 남았지만 계절은 돈다. 은행이 노랗게 단풍 들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