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가계대출 증가세에 은행권이 한 달여 만에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섰다. 지난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등 각종 억제 정책에도 대출 증가세가 소폭 둔화하는 데 그친 탓이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에 따른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분위기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주기형)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64~6.15%로 집계됐다. 변동 금리는 4.50~6.69%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이달 들어 속속 대출금리 인상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전세자금대출 상품별 감면금리를 최대 0.5%포인트 낮췄다. 감면금리를 축소하면 대출금리는 오른다. 이에 따라 비대면 주력 상품인 ‘하나원큐 전세대출’ 금리는 0.2%포인트, 오프라인으로 판매되는 전세대출상품 금리는 최대 0.5%포인트 각각 올랐다.
KB국민은행도 4일부터 ‘KB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0.15~0.25%포인트 오르고, 신용대출 역시 0.2%포인트 상승한다. 국민은행은 지금까지 주담대 금리를 6번 올렸다.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가산금리 조정까지 합치면 이번이 9번째 인상이다.
신한은행도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전세대출 금리는 0.1~0.45%포인트 각각 올린다.
우리은행은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전세대출 금리는 0.2%포인트 각각 상향 조정한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 비대면 주담대(변동) 대환대출 우대금리를 0.5%포인트, 신규대출 우대금리는 0.3%포인트 각각 축소한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 등으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어 현재로서는 금리 인상이 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