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폭염’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이례적인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9월 전국 기온이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반도가 제18호 태풍 ‘끄라톤’의 직접 영향권에는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10월의 시작과 함께 내린 비로 전국의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겠다. 강원 영동 지역에선 2일 첫 얼음이 관측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9월 전국의 평균 기온, 평균 일최저기온, 평균 일최고기온 모두 1973년 기상관측망 확충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9월 평균기온은 24.7도로, 평년(20.5도)보다 4.2도 높았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2023년의 22.6도보다 2.1도 웃도는 수치다. 평균 일최저기온은 20.9도로 처음으로 20도를 넘어섰고, 평균 일최고기온은 29.6도로 30도에 육박했다.
특히 평균 일최저기온은 지난해 9월 기록(19.0도)보다 1.9도 높고, 평년(16.1도)보다 무려 4.8도나 높았다. 평균 일최고기온 역시 평년(25.9도)보다 3.9도 높고, 종전 최고 기록인 1975년 9월(27.2도)을 2.4도 상회했다.
이번 폭염으로 전국 97개 기후관측지점 중 76%에 해당하는 74개 지점에서 9월 기온 역대 신기록이 세워졌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19일에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를 기록했고, 9월 폭염일(일최고기온 33도 이상)도 6일로 1908년 관측 이래 9월 중 최다를 기록했다.
9월 고온 현상이 장기적인 기후변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9월 평균기온은 1973년 이후 51년간 1.4도나 상승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가을 폭염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까닭이다.
한편 태풍 끄라톤이 대만을 통과하면서 지형 등의 영향으로 세력이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엔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간접적인 영향으로 2∼4일 남쪽에서 유입되는 수증기와 북동기류가 만나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남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8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강수대와 구름대가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기온은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2일 서울의 경우 아침 최저기온이 11도를 기록하며 전날보다 10도 가까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