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6일 재보궐 선거가 기초단체장 선거가 아닌 진영 선거로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천 개입과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공직선거법·위증교사 재판에서 잇따라 징역형을 구형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가 뒤엉키면서다.
국민의힘은 인천 강화군수·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전남 영광군·곡성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무소속에 패하면 후폭풍이 적잖을 전망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일 “결코 작은 선거가 아니다”라며 적극적으로 선거를 지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한 정권에 다시 민심의 무서움을 일깨워 줄 절호의 기회”라며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 선거, 백병전만이 승리의 유일한 공식”이라며 방심을 경계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직접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지난 주말에는 인천과 부산을 오가며 텃밭 다지기에 나섰고, 8일에는 전남 곡성을 찾을 계획이다.
여야 대표들이 기초단체장 선거에 열을 쏟는 배경에는 양 진영의 ‘리스크’가 있다.
호남의 경우 당초 민주당 승리가 무난히 예상됐지만 조국혁신당 돌풍이 심상찮고 진보당 추격세도 만만치 않다. 호남에서 균열이 생길 경우 민주진영 유일 대선 주자를 노리는 이 대표에게 상처가 될 전망이다. ‘개혁 쇄빙선’을 자처하는 조국혁신당이 승리한다면 ‘민주당 2중대’가 아닌 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는 상황이 더 복잡하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야당은 김 여사 관련 악재를 계속 부각할 전망인 가운데 대통령 국정지지도와 국민의힘 지지도는 동반하락 중이다. 양 지역 중 단 한 곳에서라도 여당이 패배한다면 김 여사 책임론은 물론 한 대표의 정치적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등 내부 분열이 우려된다. 여기에 인천 강화의 경우 여당 후보가 기소된 것이, 부산 금정의 경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도 여당이 안심하기 어려운 변수가 되고 있다.
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 지면 한동훈 대표가 이루 말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당장 물러가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대표 가지고는 다음 지방선거라든가 그 이후를 도모하기 어렵지 않겠나라는 그런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진다면 책임 공방은 물론 국정감사를 앞두고 적전 분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