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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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한국과 교류 활발한 중국 산둥

한국 지자체와 교류 가장 많아… 9월 화상 회의
중국을 대표하는 태산·황허·공자의 고장

‘공자, 태산, 황허, 칭다오 맥주, 연태 고량주’

 

우리에게 익숙한 중국 인물과 지명, 술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중국 산둥성에 있다는 것이다. ‘산둥에서 아침에 닭이 울면 한국 인천에서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 32개 성·시 중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장 가깝다.

 

산둥성은 중국 내에서 우리 지자체와 교류 협력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9월 말 현재 한국 23개 지자체가 산둥성 21개 성·시와 자매도시 관계를, 82개 지자체가 산둥성 41개 성·시와 우호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코로나19로 직접 대면 교류가 쉽지 않은 시점에 중국 산둥성 지방 정부와 자매결연을 한 한국 지자체는 지난달 30일 화상으로 회의를 열기도 했다.

 

산둥성이 한국과 가까워질 수 있는 이유는 거리 외에도 서로 공감하고 유대감을 높일 수 있는 소재들이 있기 때문이다. 산둥성은 지역을 소개할 때 ‘1수 1산 1성인’으로도 얘기하는데 모두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공자의 고장 취푸… 거대 공자상

 

우선 ‘1성인’은 공자다. 산둥성 취푸 니산이 과거 춘추전국시대 노나라 땅으로 공자의 고향이다. 취푸는 인구 64만의 작은 도시로 취푸에 사는 사람 10명 가운데 6명은 공자의 성을 따른다. 퇴계 이황의 고향인 한국의 안동처럼 전통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보이기 위한 전통 가옥 형태의 건물들이 많다.

 

취푸에는 ‘삼공’이라 불리는 공자와 관련된 대표적인 유적지 세 곳이 있다. 공자 사당인 ‘공묘’, 공자와 후손들이 살았던 ‘공부’, 공자와 자손들의 무덤인 ‘공림’이다. 삼공은 1994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와 함께 취푸를 찾는 이들이 공자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만든 곳이 공자가 태어난 니산에 2018년 조성한 ‘공자 기념 공원’이다.

 

광활한 넓이의 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눈에 띄는 건 금색의 거대 공자상이다. 공자상 자체 높이만 72m이고, 기단석까지 합치면 90m에 이른다. 공자 동상도 ‘대륙 스케일’로 건립했다. 공자상을 기준으로 뒤편으로 니산이 있고 앞으로는 호수가 펼쳐져 있다. 다만 공자의 부모가 기도한 뒤 니산에서 낳았지만, 정확히 태어난 장소를 특정짓지는 못하고 있다. 

 

공자상 외에도 공자 사상 및 유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대학당이 있다. 과거 중국 학자들의 조각상이 옆으로 진열돼 있고, 연주가들의 전통 음악이 들려온다. 체험용으로 배치해 놓은 소매가 심하게 깊은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논어 등에 나온 문구를 붓펜으로 필사하면 마치 과거로 시간을 되돌린 듯하다.

 

한자 문화권인 우리에게는 새롭기보다 중국과 한국이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공자를 기념하는 장소뿐 아니라 공자 탄생일인 9월28일에는 ‘니산(尼山) 세계 문명 포럼’이 열린다. 공자 탄생 2572주년인 올해 7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산둥성 취푸시 니산에서 열렸다. 16개 나라와 지역의 전문가와 학자 172명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포럼에 참석해 공동 문명 건설 및 인류 협력과 공존공영의 길을 논의했다.

 

중국 국회 격인 전국 인민대표대회 상무위 부위원장 하오밍진은 개막식 축사에서 “공자의 유가 사상으로 대표되는 중화 전통 문화는 수천년 축적된 중국의 지식과 이성적 사유를 발현한다”며 “공자의 유가 사상은 민본을 중시하고 정의와 화합을 지향하며 평화발전과 공평 정의, 민주 자유의 가치와 일맥 상통한다”고 강조했다. 하오 부위원장은 “공자의 유가사상이 오랜 세월에 걸쳐 인류 문명에 중요한 공헌을 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문명 간의 융합과 교류를 촉진해왔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서로 다른 문명 간에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만 지혜를 모으고 상호 영감을 얻을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답을 찾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류옌둥 전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전 부총리는 “공자는 중국 인물이지만 유학은 세계의 사상으로 유가의 학설과 중국 전통문화는 내가 싫어하는 바를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이웃과 협력하고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중요한 지향점으로 삼는다”고 소개했다.

 

포럼 개최 다음 날인 28일에는 취푸 공묘에서는 공자 탄생 기념일을 맞아 6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신축년(2021년) 공자 추모대전이 성대하게 진행됐다. 국내외 40여개 공자묘와 공자의 제를 지내는 사당 문묘, 유학 기구들이 온라인을 통해 ‘2021 글로벌 온라인 공자추모’ 행사에 참여했다.

 

◆하늘 아래 태산과 황톳빛 황허

 

‘1산’은 태산이다. 우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산인지는 모르지만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는 시구는 익숙하다. 이 태산이 산둥성 타이안에 있다.

 

‘오악귀래불간산(五嶽歸來不看山)’이란 말이 있다. 중국에서 다섯 개의 산(오악)을 오르고 나면 더는 돌아볼 산이 없다는 말이다. 중국 동쪽의 태산, 남쪽의 헝산(衡山), 서쪽의 화산(華山), 북쪽의 헝산(恒山), 중앙의 숭산(嵩山)을 오악이라 한다. 빼어난 풍광과 각종 이야기가 있는 5악은 중국인들이 죽기 전에 한 번씩은 다 가길 원한다. 

 

오악 중 태산은 1987년 중국 최초로 세계 문화유산과 세계 자연 유산에 동시에 등재된 산이다. 산은 보통 빼어난 풍광으로 자연 유산으로 등재된다. 태산이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것은 그 만큼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기에 가능하다. 코로나19 이전엔 태산을 오르기 위해 한국인들도 매년 약 10만명이 태안을 찾았다.

 

태산 높이는 1532.7m로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태산은 평야 지대 주변에서 갑자기 우뚝 솟아 사면 팔방을 내려다보고 있다. 마치 전남 영암의 월출산과 같은 분위기다.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한 진시황이 태산 정상에 올라 하늘에 제를 올렸다. 이후 13대의 황제들이 직접 태산 정상인 옥황정에 올라 제사를 지냈다. 다른 산보다 유독 태산을 많이 찾은 것이다. 황제들뿐 아니라 이름난 시인 묵객들도 태산을 즐겨 찾았다. 산정 부근의 오악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의미의 ‘오악독존(五嶽獨尊)’을 비롯해 유명인사들이 암각한 글씨만 해도 2200개에 달한다. 

 

여기에 태산은 도교와 불교, 유교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산정 옥황정에 오르면 도교, 유교, 불교 사당이 어우러져 있다. 또 오악 중 가장 동쪽에 있어 이곳은 중국에서 대표적인 ‘일출 맛집’으로 유명하다.

 

태산 정상까지 걸어서 가려면 7000여개의 계단을 올라야 해 4시간이 넘게 소요된다. 정상까지 갈 수 있을지부터가 애매하다. 하지만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어서 10여분이면 남천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30분 정도만 올라가면 정상이다. 

 

태산에서 유명한 것은 ‘짐꾼’이다. 한쪽 어깨에 짐을 진 채 수천개의 계단을 오르는 이들이다. 그렇게 올라야 가족들의 삶을 부양할 수 있다. 시진핑 국가 주석도 당원들의 정신무장을 강조하기 위해 “태산 짐꾼”을 칭송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시 주석은 “게을리하지 않는 정신상태와 용감한 투쟁 자세로 정말 착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태산 짐꾼을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 ‘1수’는 황허다. 산둥성 성도인 지난시 북쪽을 지나 발해만으로 흘러가는 강줄기 황허(황하)다. 창장(양쯔강)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강이다. 

 

‘황하문명’이라 불리는 중국 문명의 모태이자 젖줄인 황허를 이곳에서는 ‘모친허(어머니의 강)’로도 부른다. 중국 서북쪽 고원 지대인 칭하이성에서 시작해 5464㎞를 흘러 지난시를 거쳐 300㎞ 떨어진 바다(발해만)로 향한다.

 

이름처럼 황토물이 흐르는 지난시의 황허는 강폭이 300m에 이를 정도로 넓다. 가을 장마철이어서 수량이 늘고, 아직도 비가 많이 내리면 홍수 피해가 발생한다. 제방에 과거 큰 홍수가 났을 때 수위를 알리는 표식이 돼 있다. 과거 왕들이 가장 중점을 둔 분야가 치수였는데, 지금도 치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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