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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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유가에 환율마저 요동… 국내 산업계 ‘짙은 먹구름’

두바이유 배럴당 82.99弗 ‘3년 만에 최고’
환율도 1180원대 돌파… 비용 증가 부담
항공업계, 항공유값 1년새 2배↑ ‘직격탄’
‘단기 수혜’ 조선·해운업, 장기화땐 악재로
석화업계, 원자재값 상승… 시장상황 주시

4분기 경기전망지수 하락… 경기둔화 우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며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이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18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리터 당 1700원 대에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국제유가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유가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석유화학·항공·해운·정유 업계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기업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국내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 15일 배럴당 82.9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0월 4일 84.44달러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두바이유는 올해 1월 평균 54.82달러에서 10개월 만에 28.17달러가 급등했다.

국제유가가 치솟자 국내 휘발유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1724.77원까지 올랐다. 서울 평균은 1800원대를 돌파했다.

유가 상승에 환율마저 1180원대를 돌파하면서 산업계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지난해 저유가 기조로 고정비 부담을 덜었던 항공사들은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오른 항공유 가격이 부담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제 통합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94.56달러로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111.2% 상승했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연간 3000만달러(약 339억원)의 손실을 예상한다. 연료비가 오르면 항공권을 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가격 인상이 쉽지는 않다.

치솟는 환율도 항공사 입장에서는 영업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56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재무제표상 측면에서도 19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환율·유가 상승의 수혜 업종인 조선·해운업계도 복잡한 심경이긴 마찬가지다. 유가·환율이 같이 오르면, 선박 수주단가와 운임단가도 덩달아 상승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수익률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높은 유가로 해양플랜트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조선업 수주량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유가 상승 국면이 장기화하면 수출업체들이 선박 발주비용과 물류비 부담을 느껴 물동량과 선박 수주가 다시 위축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유가가 같이 오르면 고정비 지출도 늘어나기 때문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글로벌 경기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종은 유가가 오르면 원료인 납사 가격이 상승해 부담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석유화학 원자재값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최종 제품가에도 반영돼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며 “그러나 요즘은 공급은 많아진 반면 경기 불확실성으로 수요가 불안정하다 보니 제품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줄었다”고 전했다.

원자재값·환율 상승 영향으로 3분기 이후 호전되던 경기 회복 기대감도 꺾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3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직전 분기의 103보다 12포인트 하락한 91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정유·석화(82)’를 비롯해 ‘조선·부품(87)’, ‘자동차·부품(90)’ 등의 업종이 낮았다. ‘금년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리스크’(복수응답)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내수 침체’(68.6%)와 ’환율·원자재가 변동성’(67%)이 나란히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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