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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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상공인 손실 보상, 스태그플레이션 악화 최소화하길

1인당 최소 600만원씩 지급하기로
지방선거 겨냥 ‘포퓰리즘’ 비판도
물가 자극하는 돈풀기 이제 멈춰야
“회의는 앞으로 자유롭게”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격의 없이 회의를 하자는 차원에서 “복장도 자유롭게 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자”고 제안했다. 이재문 기자

당정이 어제 코로나19 영업제한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37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최소 600만원씩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33조원+α’(알파) 규모로 편성해 달라는 당의 요청에 정부가 동의한 것이다. 역대급 재난지원금이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로선 반가운 소식일 테지만 사실상 지난 정부의 ‘퍼주기’ 재정 지원의 연장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브리핑에서 “손실을 보든 안 보든 손실지원금으로 최소 600만원을 지급한다”고 설명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올해 본예산은 이미 607조원으로 지난해보다 8.7%나 늘었다. 그런데도 문재인정부가 지난 3·9 대선을 앞두고 17조원가량의 1차 추경을 강행한 데 이어 윤석열정부도 대선공약 이행을 위해 2차 추경안을 밀어붙였다. 앞서 인수위에서 재정건전성을 고려해 지원금 지급 규모를 줄이는 조정안을 내놓았지만 금세 입장을 바꿨다. 6·1 지방선거 표심을 겨냥한 ‘선거용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지난 정부의 1차 추경을 합치면 50조원을 넘는 세수다. 당정은 2차 추경으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를 감안, 추가 국채 발행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재원에 대해 “본예산 세출 사업의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세계잉여금, 한은잉여금 등 모든 가용 재원을 최대한 발굴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가능할지 의문이다. 그래도 정부의 약속이니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올해 국가 채무가 1064조원을 넘기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50%로 급등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소상공인 지원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삼중고로 수출과 주식시장 등 모든 경제 지표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추경 편성은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게 뻔하다. 어제 첫 수석보좌관 회의를 소집한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가 매우 어렵다. 제일 문제가 물가”라고 강조한 배경이다. 2차 추경 집행 이후 경제정책의 초점은 물가 안정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주요 선진국들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 속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긴축 재정에 나서는데 우리만 돈풀기 역주행을 해서야 되겠나. 장기적으로 서민과 취약 계층의 고통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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