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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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내도 원숭이두창 안전지대 아니다… 방역에 만전 기해야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한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발열, 수포성 발진 등 원숭이두창 증상이 있는 경우 신고해달라는 안내 화면이 게시되고 있다. 확진자는 전날 인천공항 입국 과정에서 원숭이두창이 의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공항=허정호 선임기자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알려진 원숭이두창(monkey pox)이 국내에도 상륙했다. 질병관리청은 어제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의심 증상을 보인 내국인 A씨에 대해 PCR(유전자증폭) 검사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한 결과 확진자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확진자 발생에 따라 감염병 위기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감염 확산 양상으로 볼 때 국내 유입은 시간문제였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이 보고된 원숭이두창의 확산세는 무섭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올 한 해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는 전 세계 42개국에서 2103건이나 보고됐다. 주로 유럽에서 배출되던 감염자가 이날 아시아인 싱가포르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한 것이다. WHO는 23일 긴급회의를 열고 원숭이두창에 대해 코로나19에 준하는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 논의한다고 한다. PHEIC는 WHO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과 관련해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다.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원숭이두창은 전염성과 중증도가 낮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비말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코로나19 같은 유행은 생각하기 어렵다. 문제는 치명률이다. 코로나19의 국내 치명률에 비하면 10배 이상으로 높다.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잠복기가 3주가량인 점도 우려사항이다.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방역 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공항과 항만에서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에서 들어오는 여행자의 의심 증상 확인 등 검역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어제 윤석열 대통령도 “공항 등을 통한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검역 관리를 강화하고 국내 추가 발생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라”고 지시했다. 초기 대응 실패 시 발생할 수 있는 국가적 재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 8일부터 원숭이두창을 제2급 감염병으로 고시하고 치료·격리 의무를 부여했다. 또 덴마크 업체가 개발한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의 도입과 관련해 물량과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한다. 좀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다만 원숭이두창의 전파력이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국민에 대한 접종보다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제한 접종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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