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달린 이재명, 한동훈의 추락, 소환된 유승민, 우원식의 등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차기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비롯해 윤 대통령에게 확실한 반기를 들어온 인물이 부상하고, 대립각이 무뎠던 인물은 하락세를 보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역대 최고치를 찍으며 날개를 달았다. 20일 발표된 한국갤럽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표 선호도는 37%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인 12월 1주차(3∼5일) 때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한국갤럽은 이 대표가 20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확정된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 독주 체제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대표 선호도는 69%로 확고했고, 이 대표 외 선호도가 1% 이상 집계된 민주당 소속 인물은 전무했다. 여권 잠룡들은 모두 한 자릿수 대 선호도에 머물렀다.
이 대표의 대항마로 여겨졌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선호도는 5%에 그쳤다. 직전 조사에서 11%를 기록했는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6%포인트나 빠졌다. 이와 반대로 줄곧 한 전 대표에게 뒤처지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5%를 기록해 한 전 대표와 동률을 이뤘다. 홍 시장의 경우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올랐다.
이번 조사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인사도 있다.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이다. 우 의장은 선호도 1%를 기록했다. 최근 우 의장은 12·3 비상계엄을 해제하기 위해 월담을 하고, 국민의힘에게 탄핵소추안 표결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모습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우 의장은 지난주 발표된 한국갤럽 정계 주요 인사 선호도 조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이 대표, 한 전 대표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권에서 반윤(반윤석열) 기치를 들어온 유승민 전 의원은 1년 만에 대통령감으로 소환됐다. 유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1주차 조사(1%) 이후 줄곧 이름을 올리지 못하다가 이번 조사에서 2%의 선호도를 받았다. 보수진영 내에 ‘개혁 보수’ 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검찰 무마 등 혐의로 징역 2년형을 받고 지난 16일 수감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선호도는 3%였다. 오세훈 서울시장 2%,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2%,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2%,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1%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에서 3%를 기록했던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번 조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는 선다형이 아닌 자유 응답 방식으로 이뤄진다.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가 자신이 선호하는 인물을 자유롭게 호명하는 방식이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는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7∼19일에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