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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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8000억원 ‘폭풍 매도’… 코스피 2400선 간신히 지켜

코스피가 외국인의 폭풍 매도물량에 간신히 2400선을 지켰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만 코스피 주식을 80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미국의 기준금리 속도 조절과 경기침체 우려, 원·달러 환율 급등 등으로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2435.93)보다 31.78포인트(1.30%) 내린 2404.15에 장을 마감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1.30% 하락한 2404.15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이날 코스피를 8183억원을 순매도하며 낙폭을 키웠는데 이는 지난 10월31일 순매도(8583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기관도 이날 코스피 주식을 880억원 순매도했고 개인만 7902억원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SK하이닉스(-3.71%), LG에너지솔루션(-3.90%), 삼성전자우(-2.71%), 현대모비스(-2.40%), 고려아연(-7.04%) 등이 하락세가 컸다.

 

증권가는 미국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이 예상되면서 코스피와 같은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됐고 내년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된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도 1450원대를 유지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투자를 부담스럽게 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매파적(통화정책 긴축 선호) FOMC 영향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다”며 “다만 조선주 같이 호실적 수출주는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밤은 미국 증시에서 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주식 선물과 옵션 만기가 겹치는 ‘네마녀의 날’로 증시 변동성이 큰 특징을 갖는다. 이에 대한 경계 심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도 전날 대비 2.35% 하락한 668.31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837억원, 344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증시에 대해 “연기금이 투자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추기 위해 연말 매수에 나설 수 있고 연말 배당락을 노린 금융투자 매수가 코스피 반등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채권금리와 달러화 안정 여부가 외국인 현선물 수급과 코스피 반등 탄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