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당의 '불모지' 대구·경북(TK)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후보는 1박 2일 일정의 '영남 신라벨트' 경청투어 첫 날인 9일 경북행에 올라 경주·영천·칠곡·김천·성주·고령 등 6개 도시를 누빈다.
지난 4일 '단양팔경' 경청투어 중 경북 영주와 예천을 찾은 이 후보는 이날 닷새 만에 경북 지역에 다시 달려간 것이다.

민주당은 역대 선거에서 10∼20%대 득표에 그쳤던 TK에서 이번만큼은 선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파면에 이어 최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의 단일화 갈등 등에 실망한 국민의힘 텃밭 민심의 이탈 기류를 파고들어 선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위기가 흐른다.
이 후보가 당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첫 일정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며 '통합'을 강조했던 것도 이 같은 '동진정책'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워낙 '보수의 텃밭 중 텃밭'인 만큼 역설적으로 표 확장 가능성이 큰 일종의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패한 지난 2022년 20대 대선(전국 47.83% 득표)에서 대구에서 21.60%, 경북에서 23.80%를 각각 득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19대 대선(전국 41.08% 득표)에서 대구 21.76%, 경북 21.73%를 각각 얻었으며, 직전 18대 대선(전국 48.02% 득표)에선 대구 19.53%, 경북 18.61%를 득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6대 대선(전국 48.91% 득표)에서 대구 18.67%, 경북 21.65%를 얻으며 청와대에 입성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15대 대선(전국 40.27% 득표)에서 대구 12.53%, 경북 13.66%를 기록했다.
TK 득표율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는 있으나, 승리한 대선에서조차 TK에선 20% 초반대의 벽을 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번 대선은 좀 다를 것'이라는 기대 어린 시각도 있지만, TK 표심의 두꺼운 벽을 한 번에 깨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교차한다.
민주당은 일단 'TK 30%대 득표율 달성'을 큰 목표로 잡고 지역 당원들을 독려 중이다.
현실적으로는 지난 선거 대비 득표율을 '5% 포인트 이상' 올리고, 전국에서 득표율이 가장 크게 증가하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특히 대구의 경우 구체적으로 '42만표 득표'(득표율로는 26.31%)를 달성 목표치로 잡았고, 경북 역시 이와 비슷한 선을 염두에 두면서 선거를 준비 중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첫 TK 후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보수 정당에 실망한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최대한 돌리기 위해 경제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이 후보가 제조업 붕괴 등으로 낙후한 지역 경제를 살릴 후보라는 점도 부각할 방침이다.
이 후보는 이날 첫 방문지인 경주에서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도 잘돼야 한다. 준비가 좀 부실하단 소문이 있던데 국회 차원에서도 잘 챙기라고 이야기해놨다"며 지역 발전을 약속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민주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있는 중도층, 지역 오피니언 리더와 기업인, 시민사회계 등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TK 공략을 위해 선대위를 꾸리면서 보수·지역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기도 했다.
경북 고령·성주·칠곡에서 3선을 한 이인기 전 새누리당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하고, 안동 출신의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 이명박(MB) 정부 인사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함께 국민대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겼다.
대구 동산병원 간호부원장 출신인 최연숙 전 국민의힘 의원도 영입, 대구시당 선대위를 지휘하게 했고, 고령 출신의 신재현 전 MB정부 에너지·자원협력 대사를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아바타' 후보는 좀 아니지 않느냐는 점을 부각하되, TK 첫 민주당 후보인 이 후보가 당선되면 TK에 '융단폭격' 지원을 하겠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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