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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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교회 폭탄테러 80여명 사상… “IS 소행”

입력 : 2025-06-23 18:53:45
수정 : 2025-06-23 18: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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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그리스 정교회 신도에 총격 후 자폭”
이란 영향력 줄며 수니파 극단세력 준동

시리아의 한 교회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 8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시리아 내무부는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지목했다.

22일(현지시간) 시리아 국영 SANA 통신에 따르면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그리스 정교회 예배당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22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시리아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IS에 소속된 테러범이 교회에서 예배 중인 신도들에게 총격을 가한 후 폭발물 조끼를 터뜨렸다고 밝혔다.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시리아에서 기독교 예배당을 겨냥한 테러 사건이 발생한 것은 수년 만에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참혹한 현장 22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정교회 성당에서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자행된 자살폭탄 테러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마스쿠스=AFP연합뉴스

함자 알무스타파 시리아 정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이 비겁한 행위는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는 시민의식의 가치에 어긋난다. 우리는 범죄조직과의 전쟁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공격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전 대통령이 실각한 이후 발생한 첫 번째 테러다. IS는 해당 공격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SNS와 선전 매체에서 지난 5월 리야드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사진을 공개하며 명백한 배신으로 묘사했다. 시리아 정부 관계자들은 IS가 아사드 전 정권에서 도망친 병사들이 남긴 무기와 탄약을 입수해 세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테러의 배경으로는 이란이 미국,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으면서 중동 지역에서 생긴 ‘힘의 공백’이 지목된다. 이슬람교의 양대 종파 중 하나인 시아파의 맹주 이란이 미국, 이스라엘과 대치하며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이 급격히 줄면서 수니파 극단주의 성향의 IS세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 시리아 지역을 통치하던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와 친이란세력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으며 정권을 유지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충돌로 러시아와 헤즈볼라가 아사드 정권에 지원을 보낼 여력을 상실하자 반군 세력이던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측이 시리아의 정권을 확보했다. 이들은 명목상으로는 시리아 대부분 지역에서 권력을 장악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통제력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