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무역 갈등으로 큰폭으로 떨어진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1.6%가량 하락 출발한 국내 증시가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개인투자자들의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매수세와 전날 나온 미국 측의 유화적 태도가 충격을 완화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0.52포인트(1.68%) 내린 3550.08에 출발해 오전 9시3분 3522.54까지 떨어졌으나 점차 안정을 찾아가며 10시13분 기준 3574.33(-0.99%)을 기록 중이다. 지난주 3610.60으로 사상 최고가로 마감하는 등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코스피가 이날은 주춤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인 투자자가 5606억원 순매수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이 각각 4452억원, 1441억원치를 순매도하며 매도 우위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주말간 우려했던 만큼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주 말 일제히 하락한 뉴욕증시 3대지수를 보며 ‘블랙먼데이’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0% 내린 4만5479.60에 거래를 마쳤고,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2.71% 내린 6552.5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56% 떨어진 2만2204.43에 각각 장을 마치며 시장에 불안을 심었다. 특히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 직후였던 4월 10일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정책을 비판하며 대(對)중국 대규모 관세 인상을 예고한 결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최근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내달부터 부과하겠다며 맞대응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발언 뒤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고 11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이 8% 이상 급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치자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는 등의 글을 게시하며 태도를 180도 바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지속적인 코스피 상승세를 장담하기에 이르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400원대를 뚫고 계속 상승 중인 원·달러 환율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해 온 외국인의 순매수세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0원 상승한 1430.0원으로 출발한 후 1434.0원까지 올랐다가 상승 폭을 줄여 현재 1420원대 중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장중 1434.0원을 기록한 것은 지난 5월 2일(1440.0원) 이후 처음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무디스에서 경고했듯이 미국기 경기침체로 빠져들어가면 우리나라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메모리 반도체 산업도 계속 성장은 하겠지만 앞으로 이전만큼의 성장률이 나오기는 어렵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