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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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과’ 불편한 장동혁… 국힘 소장파, 연일 압박

입력 : 2025-11-27 23:03:28
수정 : 2025-11-27 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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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김용태 의원 등 재차 요구
“당이 안하면 개별 목소리 낼 것”
당심 70% 룰 논란 여진도 계속

국민의힘에서 12·3 비상계엄 1주기를 맞아 대국민 사과가 재차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계엄 사과의 효용성에 의문을 가진 장동혁 대표를 향한 압박도 함께 거세지면서 사과 여부가 대여투쟁 노선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같이 사진 찍읍시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거부하던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의 손목을 잡아 일으켜 세우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우 의장, 송 원내대표. 허정호 선임기자

2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초선 김용태 의원이 “국민이 계엄에 대한 국민의힘 입장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계엄 사과를 직접 요구했다. 재선 공부모임 소속 권영진·조은희·이성권 의원 등이 지난주 장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해 대국민 사과 필요성을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나경원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동참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초선 김재섭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지도부 차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그게 안 되면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지도부가 당 차원의 사과를 거부할 경우 사과에 동의하는 의원들만이라도 메시지를 내겠다는 계획으로, 실제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아직 계엄 사과에 대한 거부감이 큰 상황이다. 이전 지도부에서 ‘비상계엄은 잘못됐다’며 수차례 사과했음에도 또다시 사과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을 더욱 낙인찍는 행위라는 생각에서다. 사과할 경우 자신의 지지기반이자 장 대표가 결집을 유도하고 있는 강성 지지층이 흩어질 것도 우려하고 있다.

 

결국 선(先) 지지층 결집, 후(後) 외연 확장파와 선 외연 확장, 후 지지층 결집파 간의 대여투쟁 노선 갈등이 계엄 1주기 대국민 사과와 지선 경선 룰 당심 상향 반영이라는 두 가지 현안을 통해 부각되는 모습이다.

 

지선 경선 룰 개정에 대한 외연 확장파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 당협위원장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당 지선기획단(단장 나경원)이 제안한 ‘당심 70%·민심 30%’ 경선 룰에 대해 “민심을 뒤로한 채 당심을 우선하여 후보를 결정하는 방향이 중도층과 무당층이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우리 당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택인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장 대표는 룰 개정에 대해서도 ‘당심 우선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다만 영남권 의원들 사이에서도 “당장 당심을 높인다고 당세 확장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TK 재선 의원)이라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장 대표는 의견 수렴을 충분히 거친 후 룰 개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