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들이 잇따라 서울을 방문하고 있다. 대북 문제와 관련한 한·미 의견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한·미·일 정보당국 수장 간 만남 가능성도 나온다. 한반도를 둘러싼 물밑 외교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17일부터 방한 중인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8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헤인스 국장과 서 실장이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 앞에서 각각 차량에 내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서 실장은 지난주 미국을 방문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한반도를 비롯한 지역 안보 상황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헤인스 국장은 방한 기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다키자와 히로아키(瀧澤裕昭) 일본 내각 정보관과 만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3개국 정보기관 수장들의 모임이 이뤄지면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정보기관장들의 동선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만 말했다. 일각에선 한·미·일 3자 회동이 19일에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한·미 고위당국자들의 접촉은 빈번해지고 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간 회동도 이날(현지시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엔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양국 간의 긴밀한 정보협력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언급했었다.
한·미 또는 한·미·일 고위당국자들의 연쇄적인 접촉은 최근 한반도 정세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의 및 북한의 남북통신선 복원 결정 이후 변화된 남북관계 관련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