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사설] 오미크론 우려·생산 감소… 선제 대응으로 경기 불씨 살리길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정부 지원금으로 버틴 소비를 제외한 모든 주요 지표가 악화됐다. 10월 전(全)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9% 줄었다. 1년 반 만에 최대폭 감소다. 광공업 생산은 3.0% 줄어 석 달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대체공휴일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도 0.3% 감소로 전환했고 설비투자는 5.4%나 줄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두 달째, 넉 달째 하락해 경기가 변곡점에 접근했음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걱정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베타 변이의 백신 회피력과 델타 변이의 폭발적 전파력을 동시에 지녀 우려를 낳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으로 매우 큰 위험 요인”이라고 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은 고용과 경제활동에 하방 위험을 제기한다”며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다”고 경고했다.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오미크론 변이가 세계경제 성장과 물가에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상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글로벌 공급 차질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하방 위험이 상존하고 있으며 국내외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예측하기 힘들지만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빠르게 확산하면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 4.6%보다 0.4%포인트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전망이 현실화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제조업·물류·유통 등 산업 전반에 타격을 받고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살아나던 소비 심리도 가라앉을 것이다.

정부는 국내외 경기와 금융시장의 변동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필요하면 기준금리 인상 등 금융·재정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경제와 방역 등에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경기의 불씨를 살려나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정부가 잘 알고 있다. 이제라도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의 활력을 살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