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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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공매도 대기자금… 83조5000억 ‘역대 최대’

주가하락 ‘베팅’ 외국인·기관 늘어
삼성전자 10조7000억 가장 많아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을 갖는 대차거래 잔액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1년 만에 2600선을 돌파하자 주가하락을 노린 외국인과 기관 등이 늘어난 것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대차거래 잔액은 83조4869억원으로 2008년 10월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전 최고점인 83조1620억원(2018년 5월21일)을 뛰어넘었다. 대차거래 잔액은 올해 초 61조원대로 시작했으나 5개월 만에 40% 급증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 모니터링센터. 연합뉴스

대차거래는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 차입기관에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국내 주식시장은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됐기 때문에 공매도를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이뤄져야 한다. 이 때문에 대차거래 잔액은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으로 분류된다.

 

대차거래 잔액은 현재 반도체, 이차전지 등 특정 종목에 쏠려있는 상태다. 지난 2일 기준 삼성전자의 대차거래 잔액이 10조726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 3조364억원, 포스코퓨처엠 2조1144억원, LG에너지솔루션 1조760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대차거래 잔액이 공매도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는다. 시장 상황에 따라 차입물량을 반환할 경우 대차거래 잔액이 줄어들 수 있다.

주가 상승에 따라 실제 공매도 거래는 지난달 대비 줄어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거래금액은 4318억원으로 지난달 일평균 4846억원 대비 5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코스닥 공매도 거래금액도 1556억원으로 지난달 평균(2478억원) 대비 1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금융당국의 불법공매도 경고도 최근 공매도 분위기를 위축시킨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투자자 불신을 해고하기 위해 불법공매도를 엄단하겠다”며 공매도 조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