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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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안 부결 후 단결” vs “이재명, 직접 가결 요청을”

‘방탄 시험대’ 민주 계파갈등 심화

친명, 李 동정론 업고 부결 주장
비명 “단식 진정성 보여야” 반대
민주, 의총 열어 당론 모으기로

검찰이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민주당은 다시 한 번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둘러싼 ‘방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이르면 20일 국회 보고 후 21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위한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국회의장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이 진행돼야 하는 만큼 21일 본회의 표결이 유력하다.

단식 투쟁 19일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가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에서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행정부가 절차를 얼마나 빨리 할지, 늦게 할지에 따라 국회 일정이 변경될 것”이라며 “21일 표결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원을 체포·구금하기 위해 국회 동의를 받으려고 할 때 판사는 영장 발부 전 체포동의 요구서를 제출해야 하고 정부는 이를 수리 후 지체 없이 그 사본을 첨부해 국회에 체포동의를 요청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단식 중인 이 대표가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이송된 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민주당은 격앙된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둘러싸고 동정론을 업은 부결 주장이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으로 터져나오는 모양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부당하고 명분 없는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고,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맞서 일치단결해 싸워야 한다”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이날 BBS 라디오에서 “도주의 우려,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고 기본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는 내용으로 야당 대표를 옥죄는, 이 부당함을 온 세상이 안다”며 부결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무총리 해임, 내각 총사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가 이미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밝혔던 만큼 공개적으로 당에 가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당분간 계파 갈등이 심화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 단식의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본인이 직접 가결을 선언해야 한다”며 “자율 투표에 맡겨 놓으면 분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표결 전까지 당 의원총회를 수차례 열어 표결에 대한 의견을 모은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에도 의총을 열고 이 대표 구속영장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자세한 피의사실, 혐의사실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이었다”며 “표결이 이뤄지는 21일까지 의원들 사이에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거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승환·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