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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유니폼 입고 사실상 마지막 등판 마친 ‘코리안 몬스터’...향후 1∼2년은 더 빅리그에서 뛸 수 있음을 증명했다

기사입력 2023-10-01 09:18:20
기사수정 2023-10-01 10: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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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onto Blue Jays starting pitcher Hyun Jin Ryu throws during first inning of a baseball game against the Tampa Bay Rays in Toronto, Saturday, Sept. 30, 2023. (Frank Gunn/The Canadian Press via AP) MANDATORY CREDIT/2023-10-01 06:01:21/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지난해 6월, ‘코리안 몬스터’ 지난해 6월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 소식이 전해졌을 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제는 토미존 서저리가 투수들이 흔히 받는 수술이 됐어도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가는 류현진이 과연 수술 이후 빅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투수가 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컸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지난해 받은 토미존 서저리는 생애 네 번째 수술이었다. 2005년 동산고 재학 시절 처음으로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고, LA다저스에서 뛰던 시절인 2015년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 2016년 왼쪽 팔꿈치 괴사 조직 제거술도 받았다.

 

지난해 6월 수술을 받은 뒤 14개월의 고되고 외로운 재활 과정을 견뎌낸 류현진은 지난 8월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을 통해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왔다. 결과는? 아직은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음을 여실히 증명하며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의 재능임을 또 한 번 입증했다. 

 

TORONTO, CANADA - SEPTEMBER 30: Hyun Jin Ryu #99 of the Toronto Blue Jays pitches in the second inning of their MLB game against the Tampa Bay Rays at Rogers Centre on September 30, 2023 in Toronto, Canada. Cole Burston/Getty Images/AFP (Photo by Cole Burston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2023-10-01 08:15:28/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경기를 마지막으로 올 시즌 정규리그 등판 일정을 모두 마쳤다. 시즌 최종전 성적은 3이닝 52구 7피안타 1탈삼진 2실점. 부진한 성적이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4일 탬파베이 원정에서도 4.1이닝 동안 피홈런 3개를 내주는 등 7피안타 3볼넷을 내주고 5실점했던 류현진은 이번엔 홈에서 탬파베이를 만나 지난 경기의 설욕과 동시에 제 손으로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지만, ‘천적’ 탬파베이는 이번에도 류현진의 공을 손쉽게 공략했다. 

 

탬파베이와의 두 경기 연속 부진으로 인해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62에서 3.46으로 크게 올랐다. 류현진의 올 시즌 최종 성적은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이다. 

 

막판 두 경기 부진으로 다소 빛이 바래긴 했지만, 류현진은 복귀 후 한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등판했다. 이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는 평가다. 흔히 수술 경험이 있는 투수들이 '지옥'으로 표현하는 재활을 무사히 마치고 여전히 건강하게 마운드를 지킬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Sep 30, 2023; Toronto, Ontario, CAN; Toronto Blue Jays starting pitcher Hyun Jin Ryu (99) delivers a pitch against the Tampa Bay Rays in the first inning at Rogers Centre. Mandatory Credit: Dan Hamilton-USA TODAY Sports/2023-10-01 05:49:21/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통상적으로 토미 존 수술의 재활 기간은 12개월에서 18개월이다. 젊은 선수일수록 회복이 빨라 일찍 복귀할 수 있고, 재수술받은 경우는 좀 더 오래 걸린다. 류현진은 적지 않은 나이에 받은 재수술에도 14개월 만에 마운드에 복귀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LA다저스에서 뛰었던 류현진은 2020시즌을 앞두고 FA를 얻었고,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그 FA 계약은 올 시즌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토론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류현진에겐 선발 기회가 돌아올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보인다. 와일드카드는 3전 2승제고, 디비전 시리즈도 5전 3승제다. 현 시점에서 류현진은 케빈 가우스먼, 크리스 배싯, 호세 베리오스, 기쿠치 유세이에 이어 토론토 5선발이다. 포스트시즌에선 3∼4선발로 선발진을 운용하기 때문에 류현진은 선발진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빅리그 커리어 내내 선발 투수로 활약해온 류현진은 불펜진에 포함시킬 가능성도 적다. 최악의 경우엔 포스트시즌 엔트리 탈락이라는 결과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탬파베이전 선발 등판이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던진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Toronto Blue Jays starting pitcher Hyun Jin Ryu (99) throws during the third inning of a baseball game against the Tampa Bay Rays in Toronto, Saturday, Sept. 30, 2023. (Frank Gunn/The Canadian Press via AP) MANDATORY CREDIT/2023-10-01 08:15:29/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제 관심은 류현진의 향후 행보에 쏠린다. 현지 언론에서는 ‘최소 5이닝을 안정적으로 책임져줄 수 있는 베테랑 투수‘로 류현진을 보고 있다. 더는 에이스급 투수, 팀의 1∼2선발로 활약하기는 힘들어도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줄 수 있는 투수로는 경쟁력이 있다. 지난 번의 FA계약처럼 4년 이상의 장기계약은 쉽지 않지만, 1∼2년짜리 단기 계약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등 류현진에게 적절한 행선지를 거론하는 기사도 속속 나온다. 아직 KBO리그로의 돌아올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