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여당 내 기류가 요동치면서 대통령실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지근거리에서 윤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까지 언론 접촉을 피하며 대통령실의 언론 대응 기능과 정책 기능까지 사실상 마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윤 대통령의 회동 이후 윤 대통령이 추가 담화를 할 것이란 이야기가 돌았고, 대통령실은 계엄 당시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체포 지시가 없었다는 공지를 냈다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공지를 취소했다.
대통령실의 바뀐 기류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정지가 필요하다”며 전날 탄핵 불가에서 입장을 선회한 직후 감지됐다. 이후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같은당 안철수 의원도 윤 대통령이 퇴진 계획을 밝히지 않을 경우 탄핵안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 내에서 탄핵 찬성 기류가 급격히 증폭하자 대통령실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독대제안해 응해 모처에서 만났지만, 이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제 판단을 뒤집을만한 말은 듣지 못했다고 당 소속 의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와의 회동 후 윤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의총에 참석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국회의원과 보좌진이 윤 대통령의 국회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본관 입구에 모이기도 했다. 이후 대통령실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 일정이 없다고 공지하며 윤 대통령의 국회 방문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여당은 의총을 이어가며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이다.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에 대한 체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그 누구에게도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음이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1분도 되지 않아 대통령실은 해당 공지를 취소한다고 밝혀 의혹을 자초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후 윤 대통령은 장관급인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 임명안을 재가하며 인사권을행사했지만, 그 외에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칩거를 이어갔다.
현재 대통령실 참모를 비롯해 일부 장관들은 언론을 피하며 두문불출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