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공습에서 가장 주요한 목표는 지하 80m에 설치된 포르도의 핵시설이었다. 최대 52m에 이르는 한강 해저터널보다 1.5배가량 더 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이스라엘의 군사적 역량만으로는 직접 타격하지 못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곰주(州)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우라늄 농축에 활용되는 원심분리기가 3000개가량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포르도 핵시설이 계속 가동될 경우 이란이 현재 보유 중인 60% 농축우라늄을 이용해 무기급인 90% 농축우라늄 233㎏를 단 3주 만에 만들어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핵무기 9기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또 다른 공습 대상이었던 나탄즈 핵시설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공격을 받았다. 테헤란 남동쪽 220㎞에 위치하고 있고, 1만4000대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돼 있어 포르도와 함께 이란 핵 프로그램의 중추시설로 꼽힌다. 지하 3층 깊이의 시설에서 순도 5% 수준의 발전용 우라늄을, 지상에서는 무기급에 가까운 순도 6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파한 핵시설은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약 350㎞ 거리에 있다. 중국의 원자력 프로그램과 관련된 3대의 소형 연구용 원자로와 3000명가량의 핵 과학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미군은 지하 요새처럼 만든 포르도 등의 핵시설을 겨냥해 지표면 아래 깊이 파고들어 폭발하는 ‘벙커버스터’를 동원했다. 이번 공습에 사용된 GBU-57은 벙커버스터 중 가장 강력한 폭탄으로 꼽힌다. 지난해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을 때 사용한 BLU-109 폭탄보다 10배 더 강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 미군에서 가장 무거운 재래식 무기로 13.6t에 달한다. 초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낙하, 콘크리트와 흙, 암반을 관통한다. 관통력은 61m로 알려져 있어 80m 깊이에 있는 포르도 핵시설을 1발만으로는 무력화하기 어렵다. 다만 미군이 지속적으로 GBU-57 성능개량을 지속했으므로 관통력이 향상됐을 가능성이 있고, 위치정보시스템(GPS)으로 표적까지 정밀유도가 이뤄져 같은 지점을 연속으로 폭격하면 포르도 지하 핵심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GBU-57을 투하한 B-2 스텔스 폭격기는 1997년에 처음 배치돼 21대가 만들어졌다. 최대 110㎞ 거리의 지상 표적을 탐지할 수 있다. 스텔스 성능은 B-2의 가장 큰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