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직장인 절반 이상 “현 최저임금으론 인간다운 삶 불가능”

입력 : 2025-06-22 17:55:34
수정 : 2025-06-22 18:49:00
+ -
2026년엔 시급 1만2000원 이상 원해
노동계 요구안보다 높아

직장인 10명 중 6명이 현행 최저임금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들이 요구하는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노동계가 제시한 요구안을 웃돌았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최저임금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적정 수준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최저임금위원회가 2026년 최저임금 논의를 본격화한 시점에서 직장인들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7.4%가 2025년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1만30원으로는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86.4%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실질 임금이 감소했다고 응답해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현행 최저임금은 월 209시간 근로 기준으로 월 209만원 수준이다.

 

내년도 적정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7%가 월 251만원(시급 1만2000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월 230만원(시급 1만1000원) 30.6%, 월 251만원(시급 1만2000원) 27.5%, 월 272만원(시급 1만3000원) 14.3%, 월 292만원 이상(시급 1만4000원) 15.2%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동계가 요구하는 내년 최저임금 1만15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최저임금에 대한 불만은 직급이 낮을수록,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일반사원급의 61.3%가 현 최저임금이 부족하다고 답한 반면 상위 관리자급은 40.0%에 그쳤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 기업 종사자의 65.7%가 부정적 응답을 보인 반면 300인 이상 민간 기업 종사자는 50.0%였다. 숙박·음식점업 종사자의 59.6%, 도소매업 종사자의 56.4%가 현 최저임금에 불만을 표시했다.

 

김기범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지난해와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 인상률에 미치지 못해 실질임금이 감소했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열심히 일하면 먹고사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회적 상식에 부합하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다음 회의부터 본격적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논의할 예정이며, 노동계는 1만1500원을, 경영계는 현행 수준 동결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