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후 악플에 시달리던 강지영 씨가 자신이 겪었던 악플 피해와 ‘악연’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지난 23일 방송된 MBN ‘오은영 스테이’에서는 원테이블 식당을 운영하던 강지영 씨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만나며 지금까지 자신이 보내온 고통스러운 시간을 이야기했다.
강 씨는 2018년 5월 ‘골목식당-해방촌 신흥시장편’에 출연해 인터넷에서 수차례 언급됐다. 강 씨는 당시 원테이블 식당을 운영하며 밀푀유 나베와 불고기 파스타, 된장삼겹 파스타 등을 판매했다.
하지만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에게 받은 평가는 좋지 못했다. 세 가지 메뉴 모두 ‘불합격 판정’을 받았고, 레시피에 대해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았으나 강 씨가 보인 태도 등에 대해서도 지적을 받으며 “폐업해야 한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이후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강 씨에게 악플 세례를 퍼부었다. 강 씨는 오은영 스테이에서 “방송에서 장난스러운 캐릭터로 보이다 보니 엄청난 악플을 받게 됐다”며 “‘돈, 개념 없고, 생각 없고, 레시피만 바라는 애’, ‘X신 같은 X이’라며 욕설이 담긴 카톡이 매일 왔다"고 밝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나 같으면 진짜 죽고 싶었을 듯’, ‘살기 싫을 것 같아’라고 하는데 ‘내가 진짜 죽었으면 좋겠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눈물을 보였다.
강 씨는 결국 운영하던 원테이블 식당을 폐업하게 됐다.
힘듦을 털어놓고 싶어도, 그것조차 논란이 되고 악플을 받을까 봐 함부로 말을 할 수 없었다던 강 씨는 매 순간 숨이 막히고 혼자 있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재는 이어져서 4년 동안 만난 남자친구와도 이별하게 되었다.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강 씨를 만나보기도 전에 방송으로 먼저 강 씨를 접했고, 부정적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관계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 후 남자친구가 자신과 이별한 직후 만난 여성과 바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보고 강 씨는 극도의 배신감과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1년 가까이 혼자 세상과 단절된 채 지냈다”는 강 씨에게, 오은영 박사는 “불특정 다수가 공격을 한 거다”라며 “언제 누가 나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세상에 대한 불신, 여기서 더 넘어가면 내가 나를 못 믿는다”고 조언했다.
오은영 박사는 “너무나 많은 상실을 아주 짧은 기간에 연타로 경험했다. 상실은 우울을 동반하는데, 우울 위로 화가 덮인다. 이런 것들이 자기를 해친다”고 강 씨를 염려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당신을 모르는 사람이지 않나. 악연은 맺지 말고 흘려보내야 한다”며 “지금 필요한 건 원래의 나를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