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비대면·초국경’ 진화하는 범죄… 수사역량 전문화 사활 [심층기획-광복 80년, 독립에서 강국으로]

입력 : 2025-09-16 06:00:00
수정 : 2025-09-15 22:52:26
폰트 크게 폰트 작게
警, 보이스피싱·2차가해 전담팀 구성
범죄별 전문수사 인력 양성 팔 걷어

치안강국으로 꼽히는 한국이지만 최근 국경을 넘어 비대면상으로 이뤄지는 식으로 범행수법이 진화하면서 범인 잡기는 더욱 까다로워졌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이에 맞춰 사건 관리와 지휘체계를 강화하는 등 수사역량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경찰은 올해 들어 보이스피싱, 2차가해 등 전담수사팀을 연이어 출범하면서 전문수사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의 평균 사건처리기간은 2017년 44.0일에서 2022년 67.7일까지 증가했다. 가상자산 등 온라인 환경을 통한 범죄가 늘었고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등 해외에 거점을 둔 조직을 중심으로 범죄 난이도와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사건처리 기간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최근 수사의 신속성이 향상되면서 8월 기준 사건처리 기간이 54.4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뉴시스

2021년 전국 경찰의 수사기능을 전담하는 국수본은 팀장 중심 수사체계를 구축해 최근 전문화된 범죄 트렌드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잇따라 전담수사팀을 출범하며 수사인력 전문화에 나섰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을 위해 17일 서울 광화문에 범정부 통합대응단을 구성한다. 보이스피싱 상담부터 분석, 차단, 수사까지 한번에 대응하는 조직이다. 유관기관 파견인력도 투입해 해외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부터 국내 운영조직을 상대로 한 전쟁에 나선 셈이다.

 

온라인상에 판치는 2차가해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청에는 2차가해 범죄수사팀이 출범했다. 사이버수사 인력을 주축으로 사회적참사 이후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이뤄진다. 최근 포스코이앤씨 근로자 사망사고 이후 전국 시·도 경찰청에는 산재 전담팀도 생겨났다. 경찰청은 일부 경찰서를 지정해 마약수사 전담팀, 보험사기 전담팀, 외국인 노동자 인권침해 전담팀 등도 편성하면서 범죄별 전담 수사인력 양성에 나선 상황이다. 경찰청은 수사팀장들의 평균 수사경력이 2022년 상반기 14.6년에서 올해 상반기 18.2년으로 증가하는 등 수사 전문성이 향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수사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경찰은 백골로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신원확인이 늦어진 이후 2014년 과학수사 광역체계를 구축했다. 일선서 과학수사팀을 폐지하고 지방경찰청 직속으로 과학수사대를 신설한 것이다. 이후 사건 현장에서 정확한 증거 수집과 수사를 위해 새로운 방식의 과학수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수사 사건 중 유효증거 채취율도 2022년 40.4%에서 지난해 46.3%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