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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연구자들에게 실패할 자유와 권리 주기로”… 과학기술 강조 행보

입력 : 2025-11-07 15:56:08
수정 : 2025-11-07 16: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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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용인하는 환경 만들어야 나라 흥해”
이 대통령, 국민보고회서 과기 인재 확보 강조
‘입틀막’ 사건도 언급…“얼마나 억울했겠나”
하정우 “‘국가과학자’ 제도 신설해 대우”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연구자 여러분께 실패할 자유와 권리를 주기로 했다”며 “실패를 용인하는, 제대로 된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나라가 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에서 토론을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주재한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분들한테 들은 이야기 중 제일 황당한 게 ‘대한민국은 연구개발 R&D 성공률이 90%가 넘는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쉽게 성공할 걸 뭐하려고 하느냐. 특히 공공 부문의 연구개발 투자는 정말로 어려운 과제들을 (다뤄서) 새로운 길을 내는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실패하면 어떻습니까. 그 실패가 또 쌓여서 성공의 자산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학기술 관련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볼 때 과학 문명에 투자하고 관심을 가진 국가 체제는 흥했고, 과학기술을 폄훼하거나 무시하는 체제는 망했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젊은 연구자들, 과학자들이 희망을 갖고, 국가라고 하는 커다란 언덕에 등을 기대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해나가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수여식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축사를 할 당시 졸업생인 신민기씨가 연구개발 예산 복원을 요구하며 항의하다가 경호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퇴장 조치된 일명 ‘입틀막’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입틀막 당하고 끌려나간 곳이 이 근처 어디냐”며 “그분이 혹시 왔으면 한번 볼까 했다. 얼마나 억울했겠나”라고 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이공계 대학생과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 학부모, 산·학·연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과학기술인 국민보고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하정우 대통령실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은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 인재 확보와 이들을 통해 과학기술 강국으로 대도약 하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학계, 연구계, 산업계 등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보고회 참석에 앞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연구시설을 방문했다. 해당 장치는 글로벌 수준의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로, 플라즈마 장시간 유지⸱운전 세계 최고 기록(이온온도 1억도 48초)을 달성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는 과학기술 인재 확보 전략 및 연구개발 생태계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에는 △미래를 이끌어나갈 우수 과학기술인재 확보 △인재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매력적인 생태계 구축 △연구자가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자율적·효율적 환경 조성 △과감한 도전으로 R&D 혁신적 성과가 지속 확산되는 체계 구축 △R&D 재원이 제대로 투자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 마련 등의 세부 전략이 담겼다. 이 정책은 이 대통령이 국가의 성장과 미래를 위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직접 지시한 사항이라고 한다.

 

하 수석은 “새로운 이공계 롤 모델인 ‘국가과학자’ 제도를 신설해 우수 이공계 학생들에게 성장 경로와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연 20여명, 5년간 100여명(으로) 대통령 인증서 및 연구활동지원금, 교통편의 등을 포함한 연구비 외에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과학자의 경우 연구 경험과 경력 그리고 성과가 있는 상대적으로 시니어의 과학자분들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과학자 관련 상세한 계획과 예우 등은 내년 상반기쯤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는 해외우수 인재도 2030년까지 2000명을 신규 유치하고, 우수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국내 정착을 지원한다. 

7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 수석은 과학 인재가 한국을 떠나는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처우 문제를 단시간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서 저희가 넣은 대책 중의 하나가 기업과 대학 간의 실질적인 겸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양쪽에서부터 월급을 다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상대적으로 처우의 차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선행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 같은 경우는 회사에서 하는 연구나 학교에서 하는 연구나 크게 다르지는 않고, 문제 제기를 어떻게 하느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오늘(7일) 발표된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전략은 과학기술 강국으로 크게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우수 과학기술 인재 확보와 연구자 중심 R&D 생태계 조성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정책 이행 현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새로운 어젠다를 지속 발굴해 2차, 3차의 정책 수립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